사주 여덟 글자는 태어나는 순간 정해지고 평생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삶은 시기마다 다릅니다. 이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운(運)입니다. 십 년 단위로 흐르는 것이 대운이고, 한 해 단위로 오는 것이 세운입니다.
비유하자면 원국인 여덟 글자는 내가 가진 땅과 씨앗입니다. 대운은 십 년짜리 계절이고, 세운은 그해의 날씨입니다. 땅이 바뀌지는 않지만, 어떤 계절에 무엇을 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대운은 월주에서 출발합니다
대운의 간지는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월주에서 이어집니다. 월주가 기묘(己卯)라면 대운은 경진(庚辰)이나 무인(戊寅)에서 시작합니다. 60갑자 순서에서 월주의 다음 칸으로 가느냐 앞 칸으로 가느냐, 이것이 순행과 역행입니다.
| 연간 | 성별 | 방향 |
|---|---|---|
| 양간 (갑·병·무·경·임) | 남성 | 순행 — 60갑자를 앞으로 |
| 음간 (을·정·기·신·계) | 여성 | 순행 — 60갑자를 앞으로 |
| 음간 (을·정·기·신·계) | 남성 | 역행 — 60갑자를 뒤로 |
| 양간 (갑·병·무·경·임) | 여성 | 역행 — 60갑자를 뒤로 |
흔히 양남음녀는 순행, 음남양녀는 역행이라고 외웁니다. 성별을 입력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운의 방향이 반대로 잡히면 십 년 뒤, 이십 년 뒤의 이야기가 전부 다른 사람 이야기가 됩니다.
대운수 — 몇 살에 첫 대운이 시작되는가
대운이 바뀌는 나이를 대운수라고 합니다. 계산 방식은 절기와 연결돼 있습니다. 순행하는 사람은 태어난 날부터 다음 절입까지의 날수를, 역행하는 사람은 지난 절입부터 태어난 날까지의 날수를 셉니다. 그리고 그 날수를 햇수로 환산합니다.
환산의 근거는 사흘을 일 년으로 보는 오랜 규칙입니다. 절기 한 마디는 대략 30일이고 대운 한 칸은 10년이니, 30일을 10년에 대응시키면 3일이 1년이 됩니다. 여기서 아래 세 줄이 그대로 따라 나옵니다.
- 3일 = 1년
- 1일 = 4개월
- 두 시간(1시진) = 10일
아래 표의 첫 번째 사람으로 실제로 해 보겠습니다. 1995년 3월 15일생이고 순행이므로 다음 절인 청명까지를 셉니다. 1995년 청명은 4월 5일이니 21일이 남았습니다. 3으로 나누면 정확히 7년, 나머지가 없습니다. 여기에 1을 더해 대운수는 8이고, 첫 대운 경진(庚辰)은 1995년에서 7년이 지난 2002년에 들어옵니다. 화면에 나오는 값과 같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역행이라 지난 절인 소한부터 셉니다. 1990년 소한이 1월 5일 밤이고 생일이 2월 3일 오전이니 29일에서 조금 못 미칩니다. 3으로 나누면 9년, 나머지는 버립니다. 1을 더해 대운수 10, 첫 대운은 1999년부터입니다. 세 번째 사람은 순행이고 다음 절인 망종까지 16일 남짓이라 5년, 대운수 6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날수를 하루 단위가 아니라 시진 단위까지 셉니다. 그래서 두 시점의 시각 관계에 따라 달력상 날수보다 하루가 덜 세어지는 경우가 있고, 그 하루가 3의 배수 경계에 걸리면 대운수가 한 살 움직입니다. 손으로 날짜만 세어 값이 하나 다르게 나왔다면 대개 이 하루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같은 날 태어나도 시각이 다르면 대운수가 갈릴 수 있습니다 — 1970~2000년생을 전수로 돌려 보면 생일 세 개 중 하나꼴입니다. 대운수 자체는 대개 1에서 10 사이의 값으로 나옵니다.
세 사람의 대운을 실제로 뽑아 보면
| 생년월일 | 연간·성별 | 월주 | 방향 | 대운 |
|---|---|---|---|---|
| 1995. 3. 15. 여성 | 을(음) · 여성 | 기묘 | 순행 | 8세 경진 → 18세 신사 → 28세 임오 → 38세 계미 |
| 1990. 2. 3. 남성 | 기(음) · 남성 | 정축 | 역행 | 10세 병자 → 20세 을해 → 30세 갑술 → 40세 계유 |
| 1988. 5. 20. 남성 | 무(양) · 남성 | 정사 | 순행 | 6세 무오 → 16세 기미 → 26세 경신 → 36세 신유 |
첫 번째 사람은 연간이 을(음)이고 여성이니 음녀, 순행입니다. 월주 기묘에서 60갑자를 앞으로 밀면 경진·신사·임오·계미. 표와 맞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연간이 기(음)이고 남성이니 음남, 역행입니다. 월주 정축에서 뒤로 가면 병자·을해·갑술·계유. 역시 맞습니다.
이렇게 손으로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운은 규칙에서 나오는 값이라 검산이 됩니다. 어떤 서비스가 알려 준 대운이 60갑자 순서와 맞지 않는다면 그 계산은 틀린 것입니다.
월주는 달력의 달이 아닙니다 — 절기로 끊는 열두 칸대운의 출발점인 월주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여기서 다룹니다.세운은 그해의 간지입니다
세운은 훨씬 단순합니다. 그해의 간지가 곧 세운입니다. 2026년은 병오(丙午)년입니다. 이 병오가 내 일간에게 무엇에 해당하는지를 십성으로 환산하면 그해의 성격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일간이 을(乙, 음의 목)인 사람에게 2026년의 천간 병(丙, 양의 화)은 어떤 십성일까요. 목이 화를 낳으니 내가 낳는 오행이고, 을은 음이고 병은 양이니 음양이 다릅니다. 상관입니다. 표현하고 만들어 내보내는 기운이 강해지는 해라는 뜻입니다.
세운의 지지가 내 사주의 지지와 충하거나 합하는지도 함께 봅니다. 충이 걸린 기둥이 있으면 그 기둥이 담당하는 영역에서 움직임이 생깁니다. 일지가 충을 맞으면 거주·배우자 관계에서, 시지가 충을 맞으면 자녀나 말년 계획에서 변화가 생기는 식입니다. 여기서 움직임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충이 곧 나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사도 움직임이고 이직도 움직임입니다.
대운과 세운은 함께 봅니다
대운만 보거나 세운만 보면 그림이 반쪽입니다. 대운이 겨울인데 세운에 화가 들어오는 것과, 대운이 여름인데 세운에 화가 들어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은 추운 계절에 잠깐 볕이 드는 것이고 뒤는 더위 위에 더위가 겹치는 것입니다.
용신을 알아 두면 이 판단이 쉬워집니다. 내게 필요한 오행이 대운에 들어와 있는 시기라면 그 십 년은 전반적으로 힘이 덜 듭니다. 반대 오행이 몰린 시기라면 같은 일을 해도 품이 더 듭니다. 그 시기를 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힘 배분을 다르게 하라는 뜻입니다.
신강·신약은 무엇이고 어떻게 판정하나용신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신강·신약 설명에 있습니다.대운 교체기와 삼재에 대하여
대운이 바뀌는 시기를 두고 인생이 뒤집힌다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십 년에 한 번 계절이 바뀌는 것이고, 계절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습니다. 앞뒤로 이삼 년에 걸쳐 서서히 넘어갑니다. 그 시기에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위기라기보다 방향 전환에 가깝습니다.
삼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재는 연지의 삼합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세 해입니다. 예를 들어 연지가 해(亥)·묘(卯)·미(未)인 사람은 사(巳)·오(午)·미(未)년 세 해가 삼재에 듭니다. 규칙이 명확해서 계산으로 나옵니다.
다만 삼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나쁜 일이 예정돼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 해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조언은 명리에서도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삼재를 부적이나 굿의 근거로 쓰는 관행이 오래됐지만, 그건 명리의 내용이라기보다 그 주변에서 자라난 상품에 가깝습니다.
이 서비스는 삼재에 드는지를 계산해서 알려 드리되, 그것을 불안의 재료로 쓰지 않습니다. 시기를 안다는 것은 겁내라는 뜻이 아니라 준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해가 힘들 수 있다고 말할 때는 반드시 그 시기를 어떻게 쓰면 되는지를 함께 말씀드립니다.
대운 한 칸을 반으로 나눠 보기도 합니다
대운은 간지 두 글자로 되어 있고, 십 년을 앞의 오 년과 뒤의 오 년으로 나눠 보는 방식이 널리 쓰입니다. 앞의 오 년은 천간의 영향이 크고 뒤의 오 년은 지지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천간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 지지는 실제로 딛고 서는 바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같은 십 년 안에서도 앞뒤의 체감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앞 오 년은 분위기가 좋았는데 뒤 오 년은 실속이 다르더라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옵니다. 다만 이 구분을 칼같이 적용하기보다는, 대운이 한 덩어리로 균질하지 않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운을 대하는 태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운을 본다는 것은 미래를 확정하는 일이 아닙니다. 같은 대운을 지나는 사람이 세상에 아주 많고 그들의 삶은 전부 다릅니다. 운은 조건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실제로 쓸모 있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어떤 시기가 나에게 순한 계절인지 거친 계절인지를 알아 두고, 큰 결정의 타이밍을 조금 조정하는 것입니다. 거친 시기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확장 대신 정리와 준비에 시간을 쓰는 식입니다. 순한 시기라면 미뤄 두었던 일을 앞당겨 보는 식입니다.
반대로 특정 해를 두고 반드시 나쁜 일이 생긴다고 단정하거나, 그 시기를 피하려면 무언가를 사야 한다고 말하는 설명은 명리에서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시기에 대한 정보는 준비를 위한 것이지 두려움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