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상담에서 거의 처음 나오는 말이 신강이다, 신약이다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처음 들으면 자연히 강한 쪽이 좋고 약한 쪽이 나쁘다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신강·신약은 등급이 아니라 힘의 배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일간이 나입니다
사주 여덟 글자 중 일주의 천간, 즉 일간이 나 자신입니다. 나머지 일곱 글자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고, 그 환경이 나에게 힘을 보태 주기도 하고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오행의 관계로 보면 이렇게 나뉩니다. 나와 같은 오행은 동료처럼 힘을 보탭니다(비겁). 나를 낳아 주는 오행은 자원을 공급합니다(인성). 이 둘이 나를 돕는 쪽입니다. 반대로 내가 낳는 오행은 내 기운을 빼서 쓰고(식상), 내가 이기는 오행은 다루느라 힘이 들고(재성), 나를 이기는 오행은 나를 누릅니다(관성). 이 셋이 나를 소모시키는 쪽입니다.
| 관계 | 십성 | 역할 |
|---|---|---|
| 나와 같은 오행 | 비견 · 겁재 | 힘을 보탠다 |
| 나를 낳는 오행 | 정인 · 편인 | 자원을 준다 |
| 내가 낳는 오행 | 식신 · 상관 | 내 기운을 써서 만들어 낸다 |
| 내가 이기는 오행 | 정재 · 편재 | 다루느라 힘이 든다 |
| 나를 이기는 오행 | 정관 · 편관 | 나를 누른다 |
이 사이트는 왜 절반이 아니라 40%를 중립선으로 두는가
돕는 세력이 절반을 넘으면 신강, 못 미치면 신약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잡으면 대부분의 사주가 신약으로 찍힙니다.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십성은 다섯 군인데, 나를 돕는 것은 비겁과 인성 두 군이고 나를 소모시키는 것은 식상·재성·관성 세 군입니다. 오행이 아주 고르게 퍼진 평범한 사주도 자연히 2 대 3, 즉 40% 대 60%로 나옵니다. 절반이 아니라 40% 근처가 기울어져 있는 균형점인 셈입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40%를 중립선으로 두고, 50% 이상이면 신강, 33% 미만이면 신약, 그 사이는 중화로 판정합니다.
실제 계산 두 건
1990년 2월 3일 오전 10시생 남성입니다. 팔자는 기사·정축·기해·기사이고 일간은 기(己, 토)입니다.
| 오행 | 비율 | 일간 기(토)에 대한 관계 |
|---|---|---|
| 토 | 40.3% | 나와 같은 오행 (비겁) |
| 화 | 35.3% | 나를 낳는 오행 (인성) |
| 수 | 16.0% | 내가 이기는 오행 (재성) |
| 금 | 5.9% | 내가 낳는 오행 (식상) |
| 목 | 2.5% | 나를 이기는 오행 (관성) |
돕는 쪽인 토와 화를 더하면 75.6%입니다. 이 사이트의 신강선 50%를 크게 넘으니 신강입니다. 일간에 힘이 많이 몰려 있는 구조입니다. 이럴 때는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거나 눌러 주는 오행이 균형을 잡아 줍니다. 이 사주에서는 금이 5.9%로 얇으니 금이 용신 자리에 들어옵니다.
다음은 1995년 3월 15일 오전 10시생 여성입니다. 팔자는 을해·기묘·을사·신사이고 일간은 을(乙, 목)입니다. 목 33.9%, 화 27.8%, 금 13.9%, 수 13.9%, 토 10.4%로 나옵니다. 돕는 쪽인 목과 수를 더하면 47.8%입니다. 중립선 40%보다는 위이지만 신강선 50%에는 못 미치니 이 사이트의 기준으로는 중화입니다. 어느 한쪽이 크게 우세하지 않은 사주입니다. 신강선을 45%로 잡는 곳이라면 같은 사주가 신강으로 나옵니다 — 계산이 틀린 것이 아니라 절단선이 다른 것입니다.
용신은 이 판정에서 따라 나옵니다
용신은 이 사주에 도움이 되는 오행이라는 뜻입니다. 정하는 방식이 여럿인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억부(抑扶)입니다. 강하면 눌러 주고 약하면 북돋아 준다는 뜻입니다.
- 신강한 사주라면 기운을 덜어내는 쪽이 용신입니다. 내가 낳는 오행(식상)이나 내가 이기는 오행(재성) 가운데 사주에서 얇은 쪽을 씁니다.
- 신약한 사주라면 힘을 보태는 쪽이 용신입니다. 나와 같은 오행(비겁)이나 나를 낳는 오행(인성) 가운데 얇은 쪽을 씁니다.
- 중화라면 이미 균형이 잡혀 있으니 가장 부족한 오행을 채웁니다. 앞의 1995년생 사례에서는 토가 10.4%로 가장 얇아 토가 용신이 됩니다.
용신을 안다고 해서 무엇이 즉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운과 세운이 어느 오행을 데리고 들어오는지를 볼 때 기준점이 생깁니다. 용신 오행이 들어오는 시기에는 하려던 일이 비교적 수월하게 풀리고, 반대 오행이 몰리는 시기에는 같은 일에 힘이 더 듭니다. 그 정도의 나침반입니다.
대운과 세운 — 십 년 주기는 어떻게 정해지고 언제 바뀌나대운과 세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여기서 다룹니다.신강이 좋고 신약이 나쁜 게 아닙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해 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신강한 사주는 자기 추진력이 강하고 밀어붙이는 힘이 있습니다. 대신 남의 말을 듣기 어렵고, 브레이크가 늦게 걸립니다. 신약한 사주는 주변을 잘 살피고 협업에 강합니다. 대신 혼자 오래 버티는 일에는 에너지 관리가 필요합니다.
어느 쪽이든 강점과 과제가 한 쌍으로 옵니다. 신약이라서 인생이 고달프다는 식의 설명을 만나신다면, 그건 명리가 아니라 겁을 주어 무언가를 팔려는 문장입니다. 실제로 크게 일을 이룬 사람 중에도 신약 사주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신약한 사람은 자기 힘만으로 밀지 않고 사람과 자원을 끌어와 씁니다. 그것도 하나의 방식입니다.
중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균형이 잡혀 있다는 것은 무난하다는 뜻이지 뛰어나다는 뜻이 아닙니다. 특정 방향으로 몰려 있는 사주가 그 분야에서 더 멀리 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판정은 성적표가 아니라 지도입니다.
득령·득지·득세라는 말
신강·신약을 이야기할 때 함께 나오는 세 단어가 있습니다. 수치로 합산하는 방식 대신 항목별로 따지는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 득령(得令) — 일간이 월지에서 힘을 받고 있는가. 계절이 나를 밀어 주는가입니다.
- 득지(得地) — 일지, 즉 내가 딛고 선 자리에 뿌리가 있는가. 천간의 나와 같은 오행이 지지에 숨어 있는지를 봅니다.
- 득세(得勢) — 나머지 자리에 나를 돕는 글자가 얼마나 있는가. 머릿수의 문제입니다.
흔히 셋 중 둘 이상을 얻으면 신강 쪽, 하나 이하면 신약 쪽으로 본다고 소개됩니다. 다만 이 셋은 무게가 같지 않습니다. 계절을 쥐고 있는 득령이 가장 무겁고, 득지가 다음이며, 득세가 가장 가볍습니다. 그래서 셋을 단순히 세는 방식은 입문용 요약에 가깝습니다. 득령을 놓친 채 득지·득세만 얻은 사주와, 득령을 얻고 나머지 하나를 얻은 사주는 실제 체감이 다릅니다. 앞은 신강이라 부르기 망설여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사이트가 개수를 세지 않고 수치 합산을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월지의 지장간에 본기 가중이 붙기 때문에 득령의 무게가 자연히 숫자에 반영되고, 그러면 무게를 따로 손으로 매길 필요가 없습니다. 두 방식은 결론이 대체로 비슷하게 나오지만 늘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계절의 무게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어느 방식이든 자기 기준을 밝히고 일관되게 쓰면 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방식을 밝히지 않고 결론만 던지는 경우입니다.
판정이 조언으로 이어지는 방식
신강·신약이 실제로 쓰이는 자리는 두 곳입니다. 하나는 용신을 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힘을 어디에 쓸지 정하는 것입니다.
신강한 사람에게는 대체로 내보내는 쪽이 맞습니다. 안에 힘이 차 있으니 만들어 내거나, 책임을 지거나, 남을 돕는 자리에 놓일 때 그 힘이 쓰일 곳을 찾습니다. 반대로 계속 채워 넣기만 하는 환경, 이를테면 인정과 지원만 받고 결과물은 내놓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오래 있으면 답답해집니다.
신약한 사람에게는 받쳐 주는 구조가 맞습니다. 혼자 다 짊어지는 방식보다 팀·조직·전문가의 자원을 끌어와 쓰는 방식이 효율이 좋습니다. 이것은 의존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스스로 다 하려다 지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판정을 한 번 확인해 보실 만합니다.
지장간과 오행 분포 — 사주에 없는 오행이 정말 없는 걸까이 비율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지장간 설명을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