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읽는 법

지장간과 오행 분포 — 사주에 없는 오행이 정말 없는 걸까

지지 속에 숨은 천간이 오행 분포를 바꿉니다. 지장간 표와 가중치, 그리고 "내 사주엔 금이 없대요"가 대개 사실이 아닌 이유.

갱신 · 운세연구소


"내 사주엔 물이 하나도 없대요." 사주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대개 절반만 사실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여덟 글자에 없다는 뜻이지, 사주 전체에 없다는 뜻이 아닌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지지 안에 천간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지 안에는 천간이 들어 있습니다

지장간(地藏干)은 말 그대로 지지에 감춰진 천간입니다. 왜 감춰져 있느냐 하면, 한 달이 통째로 한 가지 기운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계절은 칼로 자르듯 바뀌지 않습니다. 앞 달의 기운이 며칠 더 남아 있고, 중간에 다른 기운이 지나가고, 그다음에야 그 달의 본래 기운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지지 하나에 천간이 하나에서 셋까지 들어 있습니다. 그 달의 중심이 되는 것을 본기(정기), 중간에 지나가는 것을 중기, 앞 달에서 넘어온 것을 여기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사흘쯤 남은 겨울, 열흘쯤 지나가는 환절기, 그리고 자리 잡은 봄 같은 이야기입니다.

지장간 — 이 사이트의 계산 엔진이 쓰는 표 (강한 순)
지지대표 오행안에 든 천간
자 (子)계(癸)
축 (丑)기(己) · 계(癸) · 신(辛)
인 (寅)갑(甲) · 병(丙) · 무(戊)
묘 (卯)을(乙)
진 (辰)무(戊) · 을(乙) · 계(癸)
사 (巳)병(丙) · 경(庚) · 무(戊)
오 (午)정(丁) · 기(己)
미 (未)기(己) · 정(丁) · 을(乙)
신 (申)경(庚) · 임(壬) · 무(戊)
유 (酉)신(辛)
술 (戌)무(戊) · 신(辛) · 정(丁)
해 (亥)임(壬) · 갑(甲)

표를 보시면 자·묘·유는 천간이 하나뿐입니다. 각각 수·목·금의 기운이 가장 순수하게 뭉친 자리라 다른 기운이 섞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축·진·미·술 네 개는 셋씩 들어 있습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를 잇는 자리라서 여러 기운이 겹칩니다.

여덟 글자만 세면 왜 왜곡되나

실제 사례로 보겠습니다. 1988년 5월 20일 오후 2시생입니다. 팔자는 무진·정사·을해·계미입니다.

1988년 5월 20일 오후 2시생

일간 을(乙, 목) · 월지 사(巳)

시주

말년·자녀

일주

나·배우자

월주

청년·사회

연주

초년·조상

드러난 여덟 글자에는 금이 하나도 없습니다. 천간은 무(토)·정(화)·을(목)·계(수)이고, 지지의 대표 오행은 진(토)·사(화)·해(수)·미(토)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금이 없는 사주"입니다.

그런데 월지 사(巳) 안에는 병(丙)·경(庚)·무(戊)가 들어 있습니다. 경(庚)이 금입니다. 그래서 이 사주의 금은 0이 아니라 2.5%입니다. 아주 얇지만 없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실제로 의미가 있습니다. 완전히 없는 것과 얇게 있는 것은 대운에서 금이 들어올 때 반응이 다릅니다. 뿌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운이 왔을 때 받아 쓸 자리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가 세는 방식

지장간을 세는 순간 "그럼 얼마나 세느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본기와 여기를 똑같이 한 개로 세면 그것도 왜곡입니다. 그래서 가중치를 둡니다.

  • 천간 네 개(연간·월간·일간·시간)는 각각 1.0
  • 지지 네 개는 대표 오행으로 각각 1.0
  • 거기에 각 지지의 지장간을 강한 순서대로 0.6 · 0.3 · 0.1 씩 더합니다
  • 결과적으로 지지의 본기는 1.6(대표 오행 1.0 + 지장간 0.6), 중기는 0.3, 여기는 0.1의 무게를 갖습니다

분모, 즉 전체 합계도 여기서 나옵니다. 천간 넷이 4.0, 지지 대표 오행 넷이 4.0으로 여기까지는 누구나 같고, 나머지는 지장간이 몇 개씩 들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장간이 셋인 지지는 0.6+0.3+0.1로 1.0, 둘이면 0.9, 하나면 0.6을 보탭니다. 그래서 합계는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네 기둥이 다 있을 때 대략 10.4에서 12.0 사이에서 사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시각을 모르셔서 세 기둥으로 계산할 때는 기둥 하나만큼 합계가 줄고, 그래서 같은 사주라도 퍼센트가 달라집니다.

분모 계산 — 1995년 3월 15일 오전 10시생 (을해·기묘·을사·신사)
기둥천간지지 대표지장간소계
을해 (乙亥)1.01.0임 0.6 + 갑 0.3 = 0.92.9
기묘 (己卯)1.01.0을 0.6 = 0.62.6
을사 (乙巳)1.01.0병 0.6 + 경 0.3 + 무 0.1 = 1.03.0
신사 (辛巳)1.01.0병 0.6 + 경 0.3 + 무 0.1 = 1.03.0
합계4.04.03.511.5

이제 분자를 세어 보겠습니다. 목은 천간의 을이 둘이라 2.0, 월지 묘의 대표 오행으로 1.0, 묘 속 을에서 0.6, 일지 해 속 갑에서 0.3. 다 더하면 3.9입니다. 3.9를 위에서 구한 11.5로 나누면 33.9%. 화면에 표시되는 값과 정확히 같습니다. 앞에서 본 1988년 5월 20일생은 지장간이 셋인 지지가 셋이라 합계가 11.9로 나오고, 금 0.3을 11.9로 나눈 2.5%가 화면의 값입니다.

없는 오행은 결핍이 아니라 편중입니다

오행 하나가 아주 얇거나 없는 사주는 흔합니다. 그리고 그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행이 정확히 20%씩 다섯 등분된 사주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원래 어딘가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없는 오행이 알려 주는 것은 결핍이 아니라 편중의 방향입니다. 금이 얇다면 그 사람은 자르고 정리하고 마무리 짓는 기능을 자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꺼내 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대신 다른 무언가가 두껍습니다. 앞의 사례에서는 토가 36.1%로 두껍습니다. 담고 버티고 중재하는 기능이 강합니다.

그리고 사주는 고정된 그림이 아닙니다. 대운은 십 년마다, 세운은 해마다 새로운 간지를 데리고 들어옵니다. 없던 오행이 운으로 들어오는 시기가 반드시 옵니다. 그 시기에는 평소 잘 안 되던 일이 비교적 수월해집니다. 원국에 없다는 것은 평생 없다는 뜻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올 때 체감이 크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대운과 세운 — 십 년 주기는 어떻게 정해지고 언제 바뀌나대운과 세운이 어떻게 들어오는지는 여기서 다룹니다.

색깔이나 방위로 채운다는 이야기에 대해

부족한 오행을 색이나 방위, 소지품으로 채우라는 조언을 흔히 보게 됩니다. 목이 부족하면 초록, 화가 부족하면 붉은색 하는 식입니다. 명리 안에서 오래 이야기돼 온 방식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조심스럽게 받아들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색을 바꿔서 사주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 그건 대개 주의를 그쪽으로 돌리게 만드는 효과입니다. 금이 얇은 사람이 흰색 수첩을 쓰면서 정리하는 습관을 의식하게 된다면 도움이 되는 것이고, 그건 색 때문이 아니라 습관 때문입니다.

부족한 오행을 이유로 값비싼 물건이나 부적을 권하는 곳이 있다면 거리를 두셔도 좋습니다. 사주에서 오행 보완은 생활의 방향을 정하는 참고이지, 구매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장간이 하는 또 다른 일

지장간은 오행 계산 말고도 두 곳에서 더 쓰입니다. 하나는 격국입니다. 월지 안의 천간이 일간에게 무엇에 해당하는지가 격국의 이름을 정합니다. 다른 하나는 뿌리입니다. 천간에 떠 있는 글자가 지지 속에 같은 오행을 가지고 있으면 그 글자는 힘이 있고, 없으면 떠 있는 상태로 봅니다.

같은 갑(甲)이라도 지지에 인(寅)이나 묘(卯)가 있는 갑과, 아래가 전부 금인 갑은 다릅니다. 앞은 뿌리 내린 나무이고 뒤는 화분에 놓인 나무입니다. 여덟 글자를 세는 것만으로는 이 차이를 볼 수 없습니다. 지장간을 보아야 보입니다.

오행이 고를수록 좋은 걸까

오행이 20%씩 고르게 나오면 좋은 사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균형이라는 말이 주는 인상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르다는 것은 어느 방향으로도 특별히 세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분야에서 멀리 가는 사람들의 사주를 보면 오히려 한쪽으로 뚜렷하게 몰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몰려 있는 만큼 그 방향의 밀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밀도가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도 함께 옵니다.

그래서 오행 분포를 볼 때는 좋고 나쁨이 아니라 이렇게 읽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두꺼운 오행은 내가 자연스럽게 꺼내 쓰는 기능이고, 얇은 오행은 의식적으로 챙겨야 하는 기능입니다. 얇은 쪽을 억지로 두껍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얇다는 것을 알고 그 부분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방법으로 메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격국 — 월지로 잡는 사주의 큰 틀월지 지장간이 격국을 어떻게 정하는지 이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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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통 명리학의 계산 방식을 설명하는 문화·교양 콘텐츠입니다. 의학적·법률적·재무적 조언이 아니며, 중요한 결정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