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읽는 법

격국 — 월지로 잡는 사주의 큰 틀

격국은 등급이 아니라 구조의 이름입니다. 월지 본기로 격을 뽑는 규칙, 건록·양인 표, 그리고 열한 가지 격의 성격.

갱신 · 운세연구소


격국(格局)은 사주의 구조에 붙이는 이름입니다. 식신격, 정관격, 편재격 같은 것들입니다. 사주를 처음 보면 여덟 글자가 흩어져 있어 어디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한데, 격국은 그 여덟 글자를 하나의 틀로 묶어 줍니다. 이 사람은 대체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 사람인가에 대한 요약입니다.

왜 월지로 잡는가

격국은 월지, 즉 태어난 달의 지지에서 뽑습니다. 여덟 글자 중 왜 하필 이 한 글자냐 하면, 월지가 가장 힘이 세기 때문입니다. 월지는 계절 그 자체입니다. 여름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에는 화가 가득하고, 겨울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에는 수가 가득합니다. 나머지 일곱 글자를 다 합쳐도 계절 하나를 못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명리는 월지를 사주의 사령부로 봅니다. 일간이 나라면 월지는 내가 놓인 환경이고, 그 환경이 나에게 무엇에 해당하는지가 곧 내 삶의 기본 문법이 됩니다.

다만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뒤에서 볼 십성은 천간끼리 따지는 개념인데 월지는 지지입니다. 그래서 월지를 천간 한 글자로 바꿔 놓아야 하고, 그 자리를 맡는 것이 월지 지장간의 본기(本氣)입니다. 지지 안에 숨어 있는 천간 가운데 그 지지를 대표하는 글자입니다. 자(子)의 본기는 계(癸), 인(寅)의 본기는 갑(甲), 축(丑)의 본기는 기(己)입니다.

십성이 정해지는 규칙

격국의 이름은 십성에서 옵니다. 십성은 어떤 글자가 일간에게 무엇인지를 열 갈래로 나눈 것입니다. 정하는 규칙은 두 가지 요소뿐입니다. 오행의 관계와,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입니다.

십성 결정표 — 일간 기준
오행 관계음양이 같으면음양이 다르면
나와 같은 오행비견겁재
내가 낳는 오행식신상관
내가 이기는 오행편재정재
나를 이기는 오행편관정관
나를 낳는 오행편인정인

천간에서 갑·병·무·경·임이 양이고 을·정·기·신·계가 음입니다. 예를 들어 일간이 을(乙, 음의 목)인 사람에게 정(丁, 음의 화)은 어떤 십성일까요. 목이 화를 낳으니 내가 낳는 오행이고, 을과 정은 둘 다 음이니 음양이 같습니다. 표에서 식신입니다.

이 규칙에는 해석이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오행 관계와 음양만 알면 기계적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십성은 검산이 가능하고, 검산이 가능하니 틀렸을 때 틀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격을 잡는 순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월지가 일간의 록이나 양인 자리와 같은 글자인지를 보고, 거기서 걸리지 않은 사주만 십성으로 넘어갑니다.

  1. 월지가 일간의 양인 자리와 같은 글자인지 봅니다. 같으면 양인격입니다.
  2. 아니면 월지가 일간의 록(祿) 자리와 같은 글자인지 봅니다. 같으면 건록격입니다.
  3. 둘 다 아니면 월지 지장간의 본기(첫 번째 글자)를 꺼내, 그 글자가 일간에게 무슨 십성인지 봅니다. 나온 십성 이름에 격을 붙이면 그것이 격국입니다.
  4. 본기가 비견이나 겁재로 나오면 십성 이름을 그대로 쓰지 않고 월겁격이라고 부릅니다. 록도 양인도 아닌 자리에서 같은 편이 나온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일간별 록(祿)과 양인 — 지지가 정확히 일치할 때만
일간오행 · 음양록 → 건록격양인 → 양인격
갑(甲)목 · 양인(寅)묘(卯)
을(乙)목 · 음묘(卯)
병(丙)화 · 양사(巳)오(午)
정(丁)화 · 음오(午)
무(戊)토 · 양사(巳)오(午)
기(己)토 · 음오(午)
경(庚)금 · 양신(申)유(酉)
신(辛)금 · 음유(酉)
임(壬)수 · 양해(亥)자(子)
계(癸)수 · 음자(子)

양인 칸이 음간에서 비어 있는 것은 빠뜨린 것이 아닙니다. 음간의 양인은 문헌마다 자리가 달라 정설이 없어서 이 사이트가 잡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쪽이 있는 것을 빠뜨리는 쪽보다 나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표를 오행으로 대충 처리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건록은 일간의 록 자리라는 뜻이지 일간과 같은 오행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두 말은 대개 겹치지만 토에서 갈라집니다. 무(戊)와 기(己)는 토인데 록은 사(巳)와 오(午)로 화의 자리에 있습니다. 그래서 무 일간이 진월(辰)에 태어나면 같은 토이지만 건록격이 아닙니다. 반대 방향의 오차도 있습니다. 을(乙)의 록은 묘(卯)뿐이라 을 일간이 인월(寅)에 태어나면 같은 목이어도 건록격이 아닙니다. 두 경우 모두 이 사이트에서는 월겁격으로 나옵니다.

실제로 잡아 보기

다섯 사람을 예로 들겠습니다. 전부 이 사이트의 계산 결과이고, 근거 칸은 화면에 나가는 문장과 같은 내용입니다.

격국 계산 예
생년월일시일간월지본기격국근거
1995. 3. 15. 오전 10시을 (乙)묘 (卯)건록격묘가 을의 록 자리와 일치
2024. 1. 1. 오후 2시갑 (甲)자 (子)정인격계(음의 수)가 갑을 낳고 음양이 다름
1988. 5. 20. 오후 2시을 (乙)사 (巳)상관격을이 병(양의 화)을 낳고 음양이 다름
1990. 2. 5. 오전 10시신 (辛)인 (寅)정재격신이 갑(양의 목)을 이기고 음양이 다름
1990. 2. 3. 오전 10시기 (己)축 (丑)월겁격본기가 비견인데 축은 기의 록도 양인도 아님

앞의 십성 결정표를 놓고 손으로 따라가 보시면 그대로 맞습니다. 을(음의 목)에게 병(양의 화)은 내가 낳는 오행이고 음양이 다르니 상관입니다. 신(음의 금)에게 갑(양의 목)은 내가 이기는 오행이고 음양이 다르니 정재입니다. 갑(양의 목)에게 계(음의 수)는 나를 낳는 오행이고 음양이 다르니 정인입니다. 마지막 사람은 축(丑)의 본기가 기(己)라 일간과 같은 글자, 곧 비견인데 축은 기의 록(오)도 양인(기는 음간이라 양인 자체가 없습니다)도 아니므로 월겁격이 됩니다.

유파에 따라 달라지는 지점도 적어 두겠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월지 사(巳)의 지장간이 병·경·무인데 그중 무(戊)가 연간에 드러나 있습니다. 투간을 우선하는 방식이라면 정재격으로 잡습니다. 네 번째 사람도 월지 인(寅)의 지장간 갑·병·무 가운데 무가 월간에 드러나 있어, 투간 방식으로는 정인격이 됩니다. 다섯 번째 사람은 월지가 잡기인 축이라 앞서 말씀드린 투간 검사를 원래는 한 겹 더 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같은 사주를 다른 곳에서 보셨을 때 이름이 다르다면 대개 이 차이입니다.

열한 가지 격이 각각 하는 일

격국별 기본 성향
격국움직이는 방식
건록격자기 힘으로 서는 구조. 남의 자원보다 본인의 실력으로 풀립니다.
양인격날이 선 구조. 전문성과 경쟁 영역에서 강하고, 완급 조절이 과제입니다.
월겁격동료와 경쟁이 같은 자리에서 붙는 구조. 판을 같이 키우되 몫을 먼저 정해 두어야 합니다.
식신격만들어 내보내는 구조. 꾸준한 생산과 표현이 밥이 됩니다.
상관격기존 틀을 흔들어 새로 짜는 구조. 재주가 있고 규칙과 마찰합니다.
정재격성실하게 쌓는 구조. 안정적 수입과 관리에 강합니다.
편재격크게 벌리는 구조. 기회 포착이 빠르고 변동폭이 큽니다.
정관격질서 안에서 인정받는 구조. 조직과 제도에 잘 맞습니다.
편관격압박을 견디며 돌파하는 구조. 위기 대응력이 강점입니다.
정인격배워서 쓰는 구조. 신뢰와 명분이 자산이 됩니다.
편인격남과 다른 시야로 파고드는 구조. 비주류 전문성이 강점입니다.

표의 설명은 성격 진단이 아니라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같은 정관격이라도 어떤 사람은 공무원이 되고 어떤 사람은 회사에서 규정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격국이 말해 주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힘을 쓸 때 덜 힘든가입니다.

격국은 등급이 아닙니다

옛 문헌에는 격에 높고 낮음을 매기는 표현이 남아 있습니다. 정관격은 귀하고 상관격은 그렇지 않다는 식입니다. 이런 서열은 과거 사회의 직업 구조를 반영한 것입니다. 관직에 나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출세 경로였던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규칙과 마찰하는 상관격의 기질은 창작·기획·비평 영역에서 그대로 자산이 됩니다. 변동폭이 큰 편재격은 사업과 영업에서 강합니다. 격국에 좋고 나쁨을 매기는 설명을 만나시면, 그 설명이 어느 시대의 직업관을 전제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격국을 제대로 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내 구조가 무엇인지 알고, 그 구조가 잘 작동하는 환경을 고르는 것입니다. 건록격인 사람이 자기 재량이 전혀 없는 자리에 앉으면 힘이 갈 곳이 없어 답답해집니다. 정인격인 사람이 배울 것 없는 일을 오래 하면 동력이 떨어집니다. 격국은 나를 판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환경을 고르는 기준입니다.

격이 깨진다는 말

격국을 이야기하다 보면 격이 깨졌다는 표현을 듣게 됩니다. 파격(破格)이라고 합니다. 격을 이루는 글자가 다른 글자에게 충을 맞거나 합으로 묶여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 표현도 조심해서 들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깨졌다는 단어가 주는 인상이 실제 내용보다 훨씬 무겁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그 구조가 순탄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정관격인데 관성이 상관에게 눌려 있다면, 조직 안에서 인정받는 경로가 평탄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이 잘못됐다는 뜻이 아니라, 표준 경로 대신 다른 경로를 찾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실제 사주에서 격이 깔끔하게 유지되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여덟 글자가 서로 밀고 당기는 것이 정상입니다. 파격이라는 단어를 불안의 재료로 쓰는 설명을 만나신다면 한 발 물러서서 보셔도 좋습니다.

격국과 직업을 연결할 때

격국으로 직업을 정해 준다는 이야기를 종종 봅니다. 정관격은 공무원, 편재격은 사업 하는 식입니다. 참고는 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곤란합니다. 사주 여덟 글자로 지금 세상의 수만 가지 직업 중 하나를 지목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격국이 말해 주는 것은 직업의 이름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입니다. 식신격은 꾸준히 만들어 내보내는 방식이 맞고, 그건 요리사일 수도 개발자일 수도 농부일 수도 있습니다. 편관격은 압박이 걸린 상황에서 힘이 나는 방식이고, 그건 응급 의료일 수도 스타트업일 수도 수사 기관일 수도 있습니다.

직업을 고를 때 격국을 쓰는 실용적인 방법은 이렇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어떤 순간에 힘이 나고 어떤 순간에 유난히 지치는지 떠올려 보고, 그것이 내 격국이 말하는 방식과 맞는지 대조해 보는 것입니다. 맞는다면 그 방향으로 일을 더 몰아가면 되고, 어긋난다면 같은 직장 안에서라도 역할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지 보면 됩니다.

신강·신약은 무엇이고 어떻게 판정하나격국과 함께 보아야 하는 신강·신약 판정은 여기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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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통 명리학의 계산 방식을 설명하는 문화·교양 콘텐츠입니다. 의학적·법률적·재무적 조언이 아니며, 중요한 결정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